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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 Interior/Tool

AI로 렌더링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일까? 구글 플로우(Flow) 렌더링 실험

by 일라 ILAH 2026. 6. 16.

최근 이미지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보면서 "이러다 힘들게 스케치업 모델링하고 엔스케이프 조명 맞추며 야근하는 시대가 정말 끝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주변 동료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AI가 렌더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과, 단순한 그래픽 장난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AI 툴인 구글 플로우(Flow)를 활용해 실제 인테리어 도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비주얼 실험을 진행해 봤습니다.

스케치업 모델링 캡쳐를 인풋으로 넣어봤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스케치업으로 만든 거실 레이아웃을 구글 플로우에 인풋 데이터로 넣는 작업이었습니다. 스케치업 안에 재질이 들어가 있기에 별다른 프롬프트는 자세히 넣지 않았습니다.

스케치업 모델링 캡쳐
플로우에 넣은 인풋 이미지
구글 플로우가 만든 이미지
구글 플로우가 만든 이미지

구글 플로우는 렌더링처럼 생생하게 질감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스케치업 상의 선이 형태인지, 표시선인지까지는 분간하지 못하여 이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풋 이미지에 적당한 가공만 들어가면 굉장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스케이프 모델링과의 하이브리드 실험

두 번째로 진행한 실험은 엔스케이프(Enscape)로 기본적인 조명 화이트 밸런스까지 잡아둔 정확한 렌더링 컷을 구글 플로우에 다시 던져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엔스케이프 모델링 이미지
엔스케이프 모델링 이미지

이 결과물 위에 AI의 자연스러운 리터칭 능력만 얹어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전체적인 구조와 치수는 완벽하게 보존하되, 마감재의 사실감만 하이엔드 실사 사진 스타일로 리얼하게 보정해 줘"라는 가이드를 줬습니다.

구글 플로우가 만든 이미지
구글 플로우가 만든 이미지

이 하이브리드 방식은 꽤 훌륭한 대안이 되었습니다. 제가 만든 공간의 톤 앤 매너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엔스케이프 특유의 약간은 인위적이고 딱딱한 그래픽 느낌이 지워졌습니다. 수입 원목 마루의 리얼한 옹이 무늬나 금속 마감재의 미세한 헤어라인 텍스처가 실제 준공 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얹혔습니다. 다만 큰 변화가 없어 굳이 이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는 아직 구글 플로우의 사용법을 완전히 숙지하지 않았고, 복잡한 프롬프트 없이 실험해본 결과이기 때문에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무자 관점에서 본 구글 플로우 단계별 팩트 체크

두 번의 실험을 마친 뒤, 인테리어 디자인 기획자 입장에서 구글 플로우의 실무 가치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기 위해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 초기 시안 기획 (스케치업 인풋 모드)
    • 장점: 모델링의 형태만 있으면 마감재 맵핑이나 조명 세팅 없이도 몇 초 만에 감각적인 공간의 온도가 표현됨. 초반의 무드보드 제안용으로 최적.
    • 단점: 선 인식 오류가 빈번하여 문틀, 가구 유격, 벽체 두께 등 mm 단위의 정밀 제어가 불가능함.
  • 최종 리터칭 마감 (엔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모드)
    • 장점: 디자이너가 통제한 가구 치수와 동선 뼈대를 100% 보존하면서, 렌더링 특유의 가짜 티를 지워주고 자연스러운 실사 텍스처를 구현함.
    • 단점: 프롬프트 제어가 정교하지 않으면 기존 렌더링 이미지와 큰 차별점을 만들기 어렵고 공정이 한 단계 늘어남.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비주얼을 만들어도,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묻고 그 공간에 맞는 서사를 짜내는 건 여전히 디자이너의 몫 아닐까요?

I 기술이 천재적으로 진화해도 디자이너가 AI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편리함에 취해 기본기를 놓으면 유행만 복제하는 작업자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캐드(CAD)나 스케치업 같은 도구로 선과 숫자의 정확성을 단단히 다지는 건 여전히 필수입니다. 여기서 CAD란 컴퓨터를 이용해 설계 도면을 작성하고 수정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장 시공의 기준이 되는 법전 같은 존재입니다.

결국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한 건 하나입니다. 구글 플로우는 분명히 강력하고, 단독 사용은 명확한 한계가 있으며, 정밀 모델링과 결합했을 때 비로소 실무에서 쓸 만한 도구가 됩니다. AI를 두려워하거나 맹신하는 대신, 내 디자인 기획의 완성도를 높이는 서포트 무기로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기본기를 단단히 다진 디자이너에게 AI는 위협이 아니라 확실한 무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