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디자인8 리얼타임 렌더링, 건축 피칭의 판을 바꾸다 (가상 환경, 현장 실행력, 분위기 설계) 저도 처음엔 "이 정도 툴이 클라이언트 반응을 바꿀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팅 자리에서 공간 안으로 걸어 들어가듯 뷰포트를 이동시켜 보여줬을 때, 클라이언트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목격했습니다. 리얼타임 렌더링이 건축과 인테리어 피칭의 판을 바꾸고 있다는 건 이제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화면 뒤에 뭔가 단단한 것이 없다면, 그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제 경험에서 분명히 느꼈습니다.가상 환경이 건축 표현에 끼어든 방식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는 사실 새롭지 않습니다. 도면, 물리 모형, 투시도, 포토리얼리스틱 렌더링(Photorealistic Rendering)까지 오랫동안 건축가들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 2026. 7. 30. 코리빙 공간 (가변 평면, 공용 공간, 내구성 스펙) 새 학기가 시작되거나 타지에서 단기 프로젝트를 맡게 됐을 때, 6개월짜리 고시원 계약을 하면서 "이게 진짜 내 집인가"라는 기분을 느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단기 임시 거처를 써본 경험이 있고, 그때마다 늘 아쉬웠던 건 공간이 아니라 공간이 저를 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최근 유럽 건축계에서 바로 그 질문—짧게 머무는 사람을 위한 집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에 정면으로 답하는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어 오늘 한번 뜯어보겠습니다.가변 평면, 파티션 하나로 집의 경계를 다시 긋다바르셀로나의 살바46(Salva46)을 처음 봤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 65㎡ 안에 두 개의 독립 사적 유닛과 공용 주방, 다이닝, 소셜 공간을 다 집어넣으면서도 답답함이 없는 건, 슬라이딩 파티션 덕분.. 2026. 7. 27. 플랜테리어 설계 (플랜트 박스, 그린 오브제, 유지관리) 화분 몇 개 사다 놓으면 플랜테리어가 완성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조경 업체가 마지막에 들어와 식물을 배치하고 나가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독립하고 나서야, 그 생각이 얼마나 얕았는지 현장에서 뼈저리게 배웠습니다.플랜트 박스, 도면 안에서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처음으로 단독 프로젝트를 마치고 준공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공들여 만든 미니멀한 선들이 죄다 클라이언트가 사 온 제각각의 화분들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멍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그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식물은 준공 이후에 배치하는 리빙 소품이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도면 안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건축적 요소라는 것을요.제가 직접 겪어보니, 하이엔드 플랜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2026. 6. 26. 미니멀 인테리어 :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어려운 이유 인테리어 디자인 레이아웃을 잡다 보면 초보 시절에는 화려한 아트월을 세우거나 감각적인 오픈 선반을 짜 넣는 등 공간에 무언가를 자꾸 '채워 넣는' 방식으로 시안을 잡곤 합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다양한 현장을 경험할 수록 뼈저리게 깨닫는 점이 있습니다. 진짜 고수의 영역은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선과 면을 극한으로 덜어내어 정갈한 여백을 만드는 '비움'의 설계라는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소위 인스타나 잡지에서 보는 미니멀하고 정갈한 공간들은 결코 가구 몇 개 치우고 하얗게 도배했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디자인을 덜어내면 덜어낼수록, 그 숨겨진 뼈대를 맞추기 위한 설계 난이도와 시공 비용은 역설적으로 수배 이상 뛰어오릅니다.화려한 장식 뒤에 숨지 않고, 오직 선과 비례감만으.. 2026. 6. 23. 인테리어 디자인 제안서, 무드 보드에 관하여 (툴 선택, 실무 활용, 본질) 인테리어 디자 미팅을 앞두고 말로만 공간을 설명하다가 상대방의 눈빛이 흐릿해지는 걸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무드보드 없이는 절대 미팅 자리에 앉지 않습니다. 무드보드가 무엇인지, 어떤 툴이 실무에 맞는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도구이고 어디서부터가 본질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무드보드, 어떤 툴을 쓸 것인가무드보드를 처음 만들 때 "핀터레스트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고, "그래픽 툴로 정교하게 만들어야 신뢰감이 생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두 입장 사이에서 꽤 오래 헤맸습니다.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툴이 절대적으로 우월한 게 아니라 프로젝트 단계와 목적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써보니 초기 아이디어 수집 단계에서는 핀터레스트가 압도적으로 편합니.. 2026. 6. 6. 인테리어 디자이너 필수 툴 소개 (AutoCAD, Sketchup, 렌더링, MS Office, Adobe) 약 8년 동안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프로그램 툴 자체에 영혼을 바치듯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머릿속으로 기획한 공간 컨셉와 치수, 마감재 스펙을 도면이나 3D 시각 자료로 명확하게 표현해 낼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는 무조건 기본 스펙으로 완벽히 마스터해 두어야 합니다.실제 디자인 회사에 입사해 보면 현장은 학생 때처럼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학원이 결코 아닙니다. 선배 디자이너나 사수들이 캐드 레이어 정리법이나 스케치업 루비 활용법, 엔스케이프 설정값 맞추는 법을 하나하나 붙잡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경우는 절대 없기 때문에, 스스로 부딪치며 빠르게 툴을 손에 익혀야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냉혹한 업계의 현실입니다. 필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 2026. 6. 5. 이전 1 2 다음